For the good time

 

 

프랑스 가수가 미국의 컨츄리 음악을  번안해서 부르는 듯한 이 노래는

실은 노르웨이 가수가 노르웨이어로 부르는 곡이다.

끝났으니 잘 헤어지자는 내용이라는데

남자 가수에 이어지는 여자의 목소리가 귀에 박힌다.

 

미국의 하이웨이를 달리다보면

은퇴한 백발 노인들이 거대한 바이크를 타고 떼 지어 다니는 것을 가끔 보게 된다.

길 위의 모험과 로망을 표명하고 있지만, 실은 돈 꽤 드는 여유자적한 레져라고 들었다.

해 지고 펍에 모여, 한잔씩 하면서 그들이 추억으로 듣을 만한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의 For the good time'이 이 노래의 원곡이다.

이제는 다만 회고조의 값싼 낭만으로 흐를 곡이

북구의 저 여가수 목소리로 인해 문득 현실감을 얻고 다시 진실해진다

 

날은 점점 더워진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여름밤이 있다.

기운 빠져 터벅터벅 걷다가도 해질녘 푸른 기운에 잠시 정신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 이 노래가 떠오른다.

걷다가 인적이 없는 곳에 접어들면

허공 같은 애인을 안고

아니, 애인 같은 허공을 안고

몇 바퀴 돌아본다.

 

노르웨이 말을 내 어찌 알아먹을 수 있겠는가마는

크리스 크리스토퍼슨의 곡은 이렇게 시작했다.

 

그렇게 슬픈 표정 짓지 말아요, 모든 게 끝났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인생은 계속되고 이 오래된 세상은 변함없이 돌아가지요.

 

하긴 그렇다. 춤추다 보면 정말 세상이 돌아간다는 걸 알 만하다.

그래도 여름밤이다. 눈물을 머금고 춤을 추자.

여름밤에는 왜 그런지 우주가 엿보인다.

저 우주에서 반짝이는 금성이 이따금 태양 앞을 휙 지나가기도 하는 100 년만의 우주쇼는 보았는가?

 

아름다운 곡이다.

 

 

 

......

Mens Du Er Her . Linni Treekrem, Steinar Albrigtsen, Henning Kvit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