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취 따는 웅녀



날이 더워지니 여기저기 곰취가 북북 올라옵니다.
먹기에는 이제 너무 큰 거 아니냐 싶겠지만
이 정도 큰 것들을 데쳐서 쌈으로 먹으면 향도 맛도 좋습니다.
하지만 큰 잎이라고 다 맛있는 건 아니지요.
코팅 된 것처럼 윤기가 빤질빤질한 진초록색 잎들이 있을 겁니다.
그것들이 새로 올라온 것들이지요.

친구한테 놀러갔더니
웅녀 같은 그녀가 마당 한쪽에서 곰취를 따고 있네요.
태어나서 올해 처음 따 보는 거라는데
나는 모른 척 담배 피며 구경을 합니다.
때마침 하얀 페인트칠 된 벽에서 푸드득 새 한마리 날아 오르네요.
고급 오피스텔에 사는 유기농 도시 지식인 부부의 삶을 내 줄곧 비아냥거리지만
오늘은 어째 이곳이 서울식 야생 같아 뵈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