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줍던 사람



보통은 꿈속 같다고 말하지만,
최근에 사랑을 시작한 B는 그 말을 이렇게 했다.

... 가끔씩 정신이 들 때가 있어요.

그 말이 그 말이지만 그는 아무래도 좀 다른 발판을 딛고 사는 것 같다
미묘한 차이지만 문득 생각나는 게 있어, B에게 어느 사내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살한 남자가 있었어.
가방에 돌들을 가득 집어넣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하더라구.
시체가 떠오르지 못하게 하려고 그랬나본데
시체는 뜻밖에도 나뭇가지에 걸려 금세 발견되었다고 해.

경찰이 유족 앞에서 가방을 열어 돌들을 쏟아부었는데
가족들이 그걸 보더니 오열했다더군.
그냥 막돌들이 아니고
하나같이 예쁜 돌들이었다더라.

평소 혼자 산을 다니곤 했다던데
그때마다 틈틈이 예쁜 것들을 주워 모았나봐. 자신이 가라앉는데 쓰려고.

그는 이 생에서 예쁜 돌들을 발견할 때마다
정신이 문득문득 들었던 걸까 아님 정신이 나갔던 걸까?

아무튼 그는 이제, 가끔씩이라도 정신 못 들게 된 거지.





사진은 단골 카페에 손님들이 남기고 간 얼룩 몇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