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 돼지고기

 
몇 평 안 되는 그 식당에 들어가면 아니 그 고깃집에 들어가면 한 가운데 연탄 아궁이 3개가 박혀 있는 하늘색 타일 식탁이 있다. 따로 난방되는 게 하나 없는 시멘트 도끼다시 바닥이지만 구멍마다 연탄불이 들어 있어서 식탁 가까이 다가 앉으면 따뜻하다. 스쿠터 타고 다니느라 겨울철이면 유독 시린 무릎이 특히 호강이다. 늙은 할매가 혼자 불법 도축이라도 한 것 같은 돼지고기를 함부로 썰어 낸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뒷고기들이 이거 저거 딸려 온다. 이렇게 추운 날이면 저곳에 가서 막걸리 냄새 나는 사내들 틈에 끼어 연탄불 쬐고 싶다.  거기서 지글지글 구워지는 돼지고기를 허겁지겁 먹고 싶다.


이곳은 전북 진안군 백운면 어디쯤. 엄마 잃고 출가한 코흘리개가 이젠 꽤 늙은 스님이 되었다. 한참 동안거 중이겠습니다. 58년생 그 양반과 함께 가서 정답게 먹고 싶다. 이번에는 잘 익지도 않은 고기를 스님보다 먼저 집어 먹지 않겠습니다.